2021.05.31. #조선 #슈퍼사이클 #불확실성 / 메리츠 김현

[조선] 개와 늑대의 시간


주린이들의 위한 서적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내용 중 하나는 '현재 소외된, 어려운 업종을 살펴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외되거나 어렵기만 한 업종은 쳐다보면 안됩니다. 개선될 여지가 확실히 보여야 합니다. 조선업은 현재 슈퍼사이클 언급이 있을 정도로 큰 사이클을 타고 내려갔던 업종입니다. 과연 이번 사이클에서는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올라올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현재 상황과 리스크를 살펴봅니다. 보고서 내용 정리 중 파란색 글씨는 청춘한삼의 코멘트/첨언 입니다.

조선업 시황 개선의 시그널

- [메리츠]는 2021년 조선산업 전망에서 밝힌 시황 개선의 시그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와 유가 상승에 의한 저연비 노후선박의 폐선량 증가, 2) IMO2020 규제에 의한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 스프레드 확대로 노후선 폐선과 친환경선 발주 유발, 3) 달러 약세와 철강 가격 인상을 상쇄할 정도의 선가 상승이었습니다. 

유가 현황 (2021.06.07, 네이버)

현재 이미 알고 있는 리스크들

- 유가가 배럴당 60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반등했지만, (2021.06.07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70$ 초과) 전세계 자원개발, 시추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해양플랜트 시장은 지연되었던 생산설비의 입찰 재개에 따른 일부 발주와 가동이 중단된 해양 시추설비의 재가동을 기대해봐야 합니다. 최근 브라질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오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에 나서기는 했지만, 안좋은 추억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연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2020년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중 75.2%가 4분기에 집중되었고, 연초 가이던스 대비 평균 달성률이 67.3%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91%, 대우조선해양 75%, 삼성중공업 65.0%, 출처) 2021년 매출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는 정해진 미래입니다. 작년 수주절벽에 따른 현금흐름 또한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철광석과 철스크랩 가격은 과거의 호황수준까지 급등하며 후판을 포함한 철강재 전반의 가격 급상승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4월초에야 철강사들과의 후판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었는데, 1분기 기준 전년 동기의 67만원보다 20% 가량 증가한 81.5만원 정도였습니다. (관련 기사) 하반기에도 후판가격 협상이 이루어지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여 원가 부담이 지속 증가할 수 있습니다. 후판이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종마다 다르지만 약 25% 정도를 가정하면, 상반기에만 5% 정도의 원가 상승이 있었고, 하반기에도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BDI 및 SCFI의 상승에서 해운시황의 호황기 돌입과 그에 따른 선가인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제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11월 125.0에서 2021년 5월 136.1까지 10% 정도 올랐습니다.(관련 뉴스) 조선산업 또한 2003년에서 2008년 상반기까지의 슈퍼사이클이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2020년 4분기에 본격적인 수주 랠리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잔고의 대부분은 10% 이내의 선가상승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은 선표가 많지 않다는 기사들이 지속 나오는걸 보면 높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주량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요인을 평가해보면, 향후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을 하더라도 유가가 강세기조를 유지한다면, 하반기부터는 원유 수요 개선을 기대할수도 있습니다. 이는 탱커 운임의 상승을 통해 판단 가능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인도 등의 신흥국 경기부진은 우려사항이지만, 미국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고 백신보급 확대를 통해 필수 인프라 투자의 재개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들이 2022년 조선 시황 회복으로 이어지는 가정을 하더라도 2010년에서 2013년의 평균 1,000~1,100억 달러 수준의 신규 발주를 기대하는게 합리적이라 판단됩니다. 그정도 수준의 발주가 이어진다면, 현재 국내 업계 생산능력의 1.5배 규모의 수주가 가능하다고 예상되지만 슈퍼사이클 수준의 호황 국면은 아닐걸로 생각됩니다. 현재 원가는 지난 슈퍼사이클 수준에 육박했지만, 선박 가격은 당시의 60~86% 수준에 불과합니다. 레버리지까지 동반된 투기적 발주를 예상하기에는 금리수준과 금융기관들의 위험가중자산 축소, 전방산업의 투자 방향이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2008년까지의 슈퍼사이클에 다다르는 기간 동안 금리수준은 지금보다 높은 상태에서 계속 높아지기는 했었습니다. 금융기관들의 위험가중자산 축소와 전방산업의 투자가 지속된다는 점은 지금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이 본 보고서의 제목인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산업 내 주도 예상 기업

- 향후 강화될 선박의 환경규제나 탈탄소 움직임은 선박연료와 엔진계통의 변화가 나타남을 의미합니다. 이는 전세계 1위 조선업체이자 엔진 제조사인 현대중공업이 주도할 개연성이 높다고 예상합니다. 3분기 예정된 상장이 이루어지면 타조선업체로의 투자매력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보고서 원문

 [메리츠] http://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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